인천신문(전 근무지)

교복업체 얌체상술 학부모는 이중부담

이경식 2009. 4. 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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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업체 얌체상술 학부모는 이중부담
부속물 부착 값 인상… 학교의 시정요구에 별도 수선

인천시 남구 I고등학교는 수년 전부터 교복 윗도리 밑 부분을 학교 규정보다 짧게 만들어 판매한 대형 교복업체인 I사와 S사 등 3개 업체에 공문을 보내 수선을 요청했다. 하지만 교복업체들은 최근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 남동구 M여고는 지난달 말 학생들이 몸에 꼭 맞게 입을 수 있도록 교복 윗도리의 앞 부분에 지퍼를 달아 판매한 S사에게 교복을 수선해 달라고 요구하며, 공식 항의했다. 이에 따라 S사는 최근 자사의 교복을 구매한 1~2학년 학생 300여명의 교복을 모두 수선해야 했다.

대형 교복업체들의 상술에 학생과 학부모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들 업체는 유행에 맞춰 입을 수 있다는 기능성을 광고하며, 교복에 지퍼나 자석을 달아 최대 9~10만원까지 비싸게 팔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성화에 못 이겨 값비싼 교복을 구입하고 있다. 하지만 지퍼나 자석을 부착한 교복은 학교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얼마가지 않아 수선해야 했다. 비싼값을 주고 구입해놓고도 수선을 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업체들은 교복을 신상품과 이월상품으로 구별해놓고 품질 차이가 없는 신상품을 사도록 부축이고 있다.

연수구 연수동의 한 대형 교복업체는 교복 안감(옷 안쪽에 대는 천)을 연도별로 바꿔가며 신상품과 이월상품을 구별했다. 이월상품을 입으면 자칫 놀림을 받을 수 있다는 자녀들의 엄포에 학부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20% 가량 싼 이월상품을 뒤로 한 채 27만원 수준인 신상품을 구입해야 했다.

남동구 M정보고 1학년 강모양은 “지난달 학생부 선생님이 동복 윗도리에 달린 지퍼가 학교 규정에 어긋난다고 지적해 지퍼를 제거했지만 교복업체로부터는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지퍼가 없는 이월상품 교복은 20만원에 팔고 있었지만 신상품이란 말에 지퍼가 달린 29만원짜리 교복을 구입했지만 학교 규정에 맞춰 수선할줄 알았다며 부모님께 부담이 안가는 이월상품을 샀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학교 관계자는 “대형 교복업체들이 외모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현혹해 규정에도 맞지 않는 ‘기능성 교복’을 팔고 있다”며 “업체들마다 지퍼나 자석을 다는 위치도 다르고 업체 수도 많아 하나하나 조치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교복업체 지점 관계자는 “본사 디자인실에서 학생들의 편의성을 고려해 교복을 새롭게 만들고 있고, 지점은 본사로부터 완제품을 받아 판매만 하고 있다”며 “학교 규정에 어긋난다고 학교 측이 수선을 요구하면, 지점에서 수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점도 피해를 받기 만찬가지”라고 해명했다. 이환직기자 slamhj@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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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oday@i-today.co.kr
입력: 2009-04-16 21: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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