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문(전 근무지)

유권자 냉담 ‘그들만의 잔치’

이경식 2009. 4. 17. 08:39
728x90
반응형

유권자 냉담 ‘그들만의 잔치’
부평을 재선거 D-12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6일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GM대우 등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후보자들의 연설이나 선거판의 로고송, 선거운동원들의 몸짓 등은 눈길조차 받지 못했다. 딱 ‘그들만의 잔치’인 셈이다.




(16일 오전 부평 갈산역 입구에서 열린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명선거운동 발대식 및 불법부정선거고발전화 개통식’에 참석한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회원 및 후보, 선거운동원 등이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영우기자 dhsibo@i-today.co.kr)

이날 오전 10시 후보들의 선거사무실이 있는 부평구 산곡동과 갈산동 일원에는 선거운동 시작을 알리는 후보 진영의 출정식이 시작됐다.

일부 후보 진영에서는 인지도가 꽤 높은 중앙당 인사들이 나와 지지를 호소했지만 지나는 시민들은 눈길을 주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산곡동 인근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이모(29)씨는 “선거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후보자가 누구인지는 전혀 몰랐다”며 “(오늘) 마트 앞에 현수막이 걸려있어 이 사람이 후보구나라고 알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GM대우 문제가 많이 거론되는데 이는 ‘공약(空約)’에 불과할 것 같다며 보육료 등 교육비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주문했다. 국회의원 한 명이 당선되는 것으로 GM대우가 살아날 것으로는 믿지 않겠다는 것이다. GM대우본사 앞에서 마주친 이 회사 20대 여직원들도 같은 반응.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직원은 “별로 관심이 없다”며 “정치인들이 언제 공약을 제대로 지키는 것을 봤느냐”고 되물었다.

인근 식당 주인은 후보자들의 명함을 받으면 금방 버린다고 했다. 여론의 잣대가 된다는 택시기사도 마찬가지. 갈산동에서 만난 택시기사 황모(43)씨는 “라디오뉴스에서 정치나 선거 이야기가 나오면 욕을 하는 승객들이 더 많아졌다”고 말해, 정치인에 대한 불신감은 경제난에 따라 더욱 높아졌음을 보여주었다.

‘수도권 대격전지’ ‘GM대우 살리기’ 등 요란한 수사는 정치인이나 언론의 전유물일 뿐 주민들은 ‘유권자’가 되기를 꺼리는 실정이다. 후보군 일각에선 ‘재·보선은 원래 그런 편’이라고 애써 받아들이는 표정이나 인물, 정책 등을 따져 투표하는 풍토는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다시 ‘그들만의’ 조직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입력: 2009-04-16 20:49:3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