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구도 인천’ 이름
[스포츠 호루라기]몸살앓는 LNG스포츠타운 야구장
“아무리 임시로 사용하는 보조야구장이지만 외지팀과 경기 때면 ‘구도 인천’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워요.”
지난해 철거된 숭의야구장을 대신해 3월 문을 연 인천LNG스포츠센터 내 보조야구경기장이 열악한 주변환경과 과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욱이 당초 올해 7월 예정이었던 주경기장의 완공이 12월로 늦춰지면서 프로와 아마야구, 그리고 동호인들의 사용요청까지 잇따라 올해 인천 아마추어야구가 어느 해보다 골머리를 앓을 전망이다.
송도 LNG기지 4지구. 안내표지판 하나 없는 곳을 물어물어 찾아가다 공사장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진입로도 없이 방치된 흙길을 300m 가까이 들어가면 관중석은 고사하고 전광판조차 없는 옹색한 인조잔디 야구장이 선수들을 기다린다.
지난해 대체구장도 없이 무작정 숭의야구장의 철거를 강행하던 인천시가 야구인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서둘러 준공한 인천 유일의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한 야구장이다.
그나마 지난달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일주일에 절반 가까이는 프로야구 2군 경기가 열려 누구를 위한 경기장인지 애매한 상황이다.
이 보조야구경기장의 관리권이 지난 23일 시체육회 체육시설관리사업소로 넘어갔다.
하지만 열악한 경기시설은 둘째치고 진입로 확보에서 쓰레기 처리문제, 그리고 관중석과 전광판도 없는 야구장에서 전국대회까지 치러야 할 것을 생각하면 시체육회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시체육회에서 경기장 관리를 담당할 직원을 배치할 계획이지만 사용할 사무실조차 없는 상황이다.
부대시설이라고 해봐야 덕아웃과 컨테이너로 급조한 기록실이 전부.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측도 2군 선수들의 식사를 위해 200m나 떨어진 현장사무실 주차장에 컨테이너를 가져다 놓고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보조경기장이다보니 시설문제는 한계가 있겠지만 불편함이 없도록 연구해 나가겠다.”며 “진입로 문제는 환경공단 등과 공사진행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확보해 주기로 이미 구두로 합의한 상태”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구관계자들은 이런 문제는 일찌감치 예견된 상황이어서 인천시의 무성의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지적이다. 대체구장 없이 추진한 숭의경기장의 철거가 결국 인천 야구인들에게 또 다른 좌절감을 안겨줬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더 확실한 건 ‘구도 인천’이라는 이름이 왜 부끄러운지 누구라도 그 곳에 가보면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원구기자 jjlw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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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30 20:4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