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마우스로 세상을 배워요”
선학중 장애학생 10명 방과후 학교 컴퓨터강좌
“조금은 느리지만 키보드와 마우스로 세상을 배워요.”
인천 선학중학교의 김예지(3학년·정신지체)양과 홍경명(3학년·발달장애)군, 김인수(3학년·정신지체)군은 올해로 3년째 학교에서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장애학생 10명은 현재 정규수업은 물론 방과후 학교 강좌를 통해 문서 작성과 파워포인트, 포토샵(그래픽 편집 프로그램) 등을 익히고 있다.
예지양 등은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지난 20일 인천정보산업고와 성동학교 등 4개 학교에서 분산, 개최된 ‘제5회 인천특수교육정보화경진대회’에서 뽐냈다. ‘전국특수교육정보화대회 및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대회’의 예선 성격으로 매년 열리는 이 대회에는 올해 인천지역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에 다니는 시각·청각, 정신지체 등 장애학생 190여명이 참가했다.
예지양은 이번 대회 파워포인트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경명군과 인수군은 같은 부문에서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방과후 학교 강좌를 통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익히는 한편 어린시절의 사진을 담은 앨범과 동화책도 만들면서 저마다 쌓아온 실력을 선보인 것이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예지양은 오는 9월9일 서울에서 개최하는 전국대회에 참가한다.
학생들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경명군은 글자의 뜻을 잘 알지 못해 문제를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색연필로 하나하나 밑줄을 치면서 대회를 준비한 결과, 좋은 성적을 거뒀다. 경명군은 물론 학생들은 배우고 또 배우면서 참을성도 길렀다.
선학중 윤현숙(47) 특수교사는 “학생들이 차분한 성격을 발판 삼아 반복적으로 보고 배운 것이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밑거름이 됐다”며 “방과후 학교 강좌와 대회 참가를 통해 조금은 느리지만 하나둘 실력을 쌓아가는 학생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i-today.co.kr
인천신문 |
|
i-today@i-today.co.kr |
입력: 2009-05-25 20:3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