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문(전 근무지)

결혼이민자 희망 팔고 삽니다

이경식 2011. 2. 2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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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자 희망 팔고 삽니다
남동구 다문화지원센터 다양한가게 개점 한달 맞아
2011년 02월 28일 (월) 유승희기자 ysh8772@i-today.co.kr
남동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다양한가게가 개점 한 달을 맞았다. 센터의 메이커스사업단이 운영하는 다양한가게는 결혼이민자들의 희망을 팔고 사는 곳이다. 결혼이민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사업공동체다.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지의 전통 식료품을 판매하고 공정무역을 통해 들여온 동티모르의 원두로 커피를 만들어 파는 카페도 겸하고 있다. 가게 한켠에는 다문화주부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 생활소품 전통의상 전시하고 판매한다. 가게 수익은 고스란히 참여한 다문화주부에게 돌아간다.

사업단은 가게를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신청했다. 성사되면 일정정도의 공적인 지원을 받게 되지만 가게를 거점으로 각 학교와 단체를 대상으로 한 다문화 체험과 각국 전통의상 대여 사업 등이 잘 돼야만 월급을 더 받을 수 있다.

첫달 월급봉투는 최저임금인 90만원 대로 얄팍했지만 개점후 꾸준히 손님이 늘고 있고, 대여사업등이 활성화되면 앞으로는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인천으로 건너온 중국동포 김춘일(39)씨는 다양한가게의 바리스타다. 투병중인 남편을 대신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다행히 이곳과 연결돼 두 달간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일하게 됐어요. 이제는 밤늦게 퇴근하지 않을 수 있어 딸에게도 덜 미안하게 됐어요.” 그간 음식점 도우미 등 궂은일을 하면서 마음고생 몸 고생이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가게 이층의 공방에서 일하는 노명애(37)씨는 공방식구들과 전통의상과 생활소품등을 가게에 납품한다. 공방에는 8명의 다문화주부들이 일하고 있다.

“온종일 가게에 진열할 상품을 만들기 위해 신나게 일해요.” 노씨는 1998년 한국으로 시집왔다. 남편이 간경화로 세상을 떠난 뒤 가장이 된 후 재봉 일을 하게 됐다. 중국에서 패션학원을 다녔던 경험을 살려 각종 소품을 디자인에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가격이 비싸다는 말도 나오지만 꼼꼼하게 바느질하고 안감까지 마무리해 기존 수입제품과는 질적으로 달라요.” 제품의 디자인과 질로 승부할 생각이다.

메이커스사업단측은 “예상보다 주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고, 판매 제품들도 경쟁력이 있다”며 “물품 품목을 다양화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통의상 대여사업등을 통해 수익 증대를 꾀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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