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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신문] “자발적 기부라면서요”

이경식 2009. 5. 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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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기부라면서요”

시교육청 학교별성과금 반납총액 보고토록해

인천시교육청이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상여금의 일부를 반납해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 성과금 기부가 ‘반강제적’이라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교원들은 각급 학교가 경쟁적으로 성과금 반납 사업을 추진하면서 청년 제자들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기부에 참여한다’는 당초 목적이 퇴색하고 있다고 지적햇다.

6일 시교육청과 각급 학교 등에 따르면 교직원에게 지급되는 성과금의 5~10%를 자발적으로 반납해 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층 학생 돕기 등에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지난 3월 중순 각급 학교에 성과금 반납 계획에 대한 지침을 내린데 이어, 지난달 25일에는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성과금에서 우선 기부금을 제외하고 수령하는 방안과, 성과금을 우선 수령하고 나중에 기부금을 내는 방안 가운데 한가지를 선택해 시행하라는 공문을 내려 보냈다.

문제는 각급 학교 행정실을 통해 학교별로 모금한 성과금의 총액을 상부기관에 보고토록 하면서 학교 간 경쟁이 유발됐고, 자발적인 참여라는 본래 취지가 교원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성과금 기부를 의무로 받아들이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학교 일선 현장에선 교원들이 기부한 성과금으로 시 및 지역교육청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려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교사는 “윗 분들은 정부가 이렇게 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할 뿐 자세한 사항은 설명해주지 않아 성과금 기부를 의무사항으로 여기는 동료 교사들이 상당수”라며 “기부금으로 학교에서 요청하는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부기관에서 필요한 인력을 충당한다는 얘기도 들려 교사들이 불만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학교가 성과금 기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교사들에게 본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오는 12일까지 각급 학교에 성과금 기부액을 보고토록 했지만 자발적인 참여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필요한 인력을 충원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i-today.co.kr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입력: 2009-05-06 20: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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