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문(전 근무지)

“사료공장 악취로 날마다 고통”

이경식 2011. 1. 3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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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공장 악취로 날마다 고통”
동구 만석동 주민 8년째 민원…해결방안 못 찾아
2011년 01월 31일 (월) 최미경기자 mkchoi333@i-today.co.kr

인천시 동구 만석동 일대 주민들이 사료공장 악취로 고통 받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8년간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관계 법률의 한계와 악취측정 결과 기준치 미달로 뾰족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만석동 주공아파트에 사는 최시현(78)씨는 악취 때문에 매일 두통에 시달린다. 특히 오후 6시쯤 되면 공장에서 사료를 찌는 냄새로 그 정도가 심해진다.


“바람이 불거나 날이 흐리기라도 하면 평소 보다 냄새가 강해져요. 요즘은 그나마 겨울이라 견딜 만하지만 여름에는 자다가도 깰 정도로 악취가 심합니다.”


만석동 주민들은 동구에 민원을 계속 내고있으나 구 역시 적당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료공장이 중구에 있어 이들 공장에 제재할 만한 근거 조항이나 단속 권한조차 없기 때문이다.


현재 중구에는 ㈜대한사료, 대한제당, CJ사료, 제일국산사료 등 모두 4개의 공장이 있다. 이 중 만석동 근처 중구 북성동 일대에 대한사료와 대한제당이 위치한다.


동구 관계자는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전화를 걸어 조치해 달라고 하는 것이 전부”라며 “주민들의 피해는 잘 알고 있으나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구도 뾰족한 수가 없다. 민원이 들어올 경우 각 사업장에서 악취를 포집해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의뢰를 하지만 기준치를 넘어간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지난해에도 11차례나 검사를 했으나 모두 기준치 미달이었다.


이곳을 악취배출사업장으로 지정하자니 만만치 않다. 남동산단이나 서부지방산단처럼 중구 사료공장 일대와 동구 만석동 일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것이 한 방편이지만 해당 주민들로부터 “땅 값이 떨어져 피해를 입었다”는 또 다른 민원을 제기 받을 수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악취를 발생하는 개별사업장에 내리는 주의조치가 전부다.


중구 관계자는 “사료공장에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할 것을 요구하는 것 외에 마땅한 방법이 없다”며 “대한사료의 경우 올해 5억 원을 들여 관련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현행법상 악취는 200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악취방지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지만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처럼 오염물질로 분류돼 별도로 악취유발물질을 관리하기 쉽지 않다”며 “올해 시와 협의해 악취관리지역을 공장 경계선으로 한정짓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장을 완전히 밀폐시키거나 이전하지 않는 한 공장 주변 주민들이 악취에서 자유롭기는 힘들다”며 “다만 그 강도를 줄여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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