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기온이 영하 8℃까지 떨어진 지난 2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GM대우 부평공장 정문 앞. 금속노조 GM대우차 비정규직지회와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조합원들이 장작불로 추위를 피하고 있었다. 땔감은 공장에서 버린 나무 팔레트(화물 운반대)였다.
한파가 잠시 주춤했지만 불이 타고 있는 드럼통 주변에서 한 두 걸음 물러나면 한기가 엄습했다. 이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정문 아치 위에서 고공 농성 중인 조합원들은 추위를 비닐 몇 장으로 견뎌야 했다.
인천지역 일부 노동자들이 차디찬 설날을 맞이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0월 GM대우 협력업체 직원들의 집단 해고 사태 이후 30일까지 1천189일째 노상에서 농성 중인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지난 29일 사측과의 협상이 또한번 결렬됐다.
이들은 4번째 설날도 농성을 벌이고 있는 길거리에서 맞이할 처지에 놓여있다.
GM대우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사측에서 15명의 해고자 가운데 한 명만 2차 사내 협력업체 직원으로 복직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대화창구는 열어두겠지만 다음 교섭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자판)의 정리해고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24일부터 청천동 본사 건물을 점검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대우자판지회 조합원들은 지난 29일 오전 10시 ‘31일자 정리해고 통지서를 우편 발송했다’는 사측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지난해 4월부터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 대우자판은 조합원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추진하고 있다.
김진필 지회장은 “일부 조합원들이 우편 통지서에 27일자 소인이 찍혀있다고 말한 것을 보면 사측이 미리 우편 발송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며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만큼 사측에서 이를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점거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서구 건축 폐기물 운송처리업체 I환경의 부서 매각에 따른 정리해고 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I환경분회 소속 조합원 9명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에 따르면 인천시가 추진 중인 폐기물 처리업체 집단화 시설 계획에 포함된 I환경은 최근 운송사업부 소속 기사들을 정리해고하고, 운송장비들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노조측에 통보했다.
지난해 9월 사측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I환경분회 조합원들은 노조설립 및 조합원 가입 등을 둘러싸고 사측과 적지 않은 갈등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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